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기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것, 분명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냥 '할 일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혹은 반대로 너무 많은 일들에 치이다 보니 뭔가로부터 도망치듯 빠져드는 상념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 바엔 차라리,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방법은 단순합니다.
‘한 번에 한 가지를, 천천히.’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밥 먹을 땐 밥만 먹기.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잠시 꺼두고요.
걸을 땐 걷기.
이어폰 없이,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서요.
침대에선 잠만 자기.
스마트폰은 손 닿지 않는 곳에 두고요.
매일 똑같은 하루 같아 보여도, 인생은 매 순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선택지 앞에 놓인 우리는 갈팡질팡하다가, 늘 앞서 나간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느라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곤 하죠.
저는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유난히 맑다거나, 벽돌 틈에 피어난 풀꽃을 보고 마음이 일렁인다거나, 떨어지는 벚꽃잎에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거나, 허공을 나는 새들을 보며 부러움과 평화를 느낄 때, 비로소 일상이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체감합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지칠 땐 그냥 밖으로 나갑니다. 아무 말 없이 걷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각, 관절의 움직임, 앞뒤로 젓는 팔이 공기를 가르는 감각들을 또렷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짓누르던 것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그런 걸 보면 문득 생각이 듭니다. 단순한 걷기의 효과가 의외로 좋아서가 아니라, 애초에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실은 별것 아니었던 건 아닐까 하고요.